폐허의 잔해로 직조한 시

사진: 권은비
사진: 서스테인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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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잔해로 직조한 시> 세로3m, 가로10m, 높이2m, 목화, 면실, 버려진 피아노, 스틸파이프, 나무, 페인트, 와이어, 시멘트 조각, 흙, 그을린 나무, 무선헤드폰, 2025


기억은 지나간 것을 알아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매개물(medium)이라는 사실을 언어가 의미하고 있다는 것은 오해의 여지가 없다. 옛 도시들이 흙에 뒤덮여 파묻혀 있는 땅이 매개물이듯이, 기억은 체험된 것의 매개물이다 …
‘사태들’은 이미지들이다. 이 이미지들은 모든 이전의 관계망에서 떨어져 나와 우리들이 후에 얻게 된 통찰의 냉장한 방에 놓여있는 귀중품들이다.
‘낡아버린 것'에서 나타나는 혁명적 에너지를 맞닥뜨린다. 즉 최초의 철구조물, 최초의 공장건물, 최초의 사진들, 사멸하기 시작하는 대상들, 살롱의 그랜드피아노들 …

-발터벤야민, 「발굴과 기억」, 「 사유이미지 」 에서 발췌

이 작품은 끊이지 없이 일어나는 재난을 특수하고 갑작스러운 위험이 아닌 재난의 일상화 즉, ‘재난자본주의(DisasterCapitalism)라는 인식으로 시작된다. 이미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체르노빌원전폭발참사가 일어났던 1986년에 근대 이후의 시대를 ‘위험사회’로 정의하며 세계적 산업혁명과 부의 축적은 곧 일상적 위험을 생산한다고 보았다. 테오도어 아도르노 역시 “세계정신은 정의할 만한 대상이기도 한데, 그것은 상시적 재난이라고 정의해야 할 것이다”라고 쓰며 근대 이후의 사회를 진단한 바 있다. 이후 나오미 클라인에 의해 ‘재난자본주의’라는 개념은 더욱 확장되었다.

근대부터 재난자본주의는 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되었다. 18세기 영국에서 폭발적인 산업혁명이 일어났던 중심에는 방직산업이 있었다. 당시 세계 면방직기의 3분의 2가 영국의 공장들에 집중되어 있었다 .영국의 방직공장들에서 다수의 노동자들은 여성들이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병을 얻거나 유산,기형아 출산을 하는 여성들, 죽음을 맞이한 여성노동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재난자본주의는 영국의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식민-제국주의의 역사를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

한국은 해방이후,급속도로 산업화가 이루어진다. 영국의 산업은 방직-섬유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죽음을 토대로 확장되었는데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에서는 197,80년대 전국에는 방직공장들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1988년,국내유일의 비스코스인견사 생산공장이었던 원진레이온은 1964년 일본에서 들여온 중고레이온사 기계의 가동을 시작한다. 이때 수많은 노동자들은 이황화탄소에 노출되었는데 이 물질은 나치가 독가스제조에 사용했던 물질이었다. 12명이었던 산재피해 원진레이온노동자들은 몇 년 사이에 최종 1,000명에 달하는 피해자들로 늘어났다.

90년에 들어서면서 한국사회에서 즐비하게 벌어진 삼풍백화점붕괴참사, 성수대교붕괴참사 ,대구상연동가스폭발참사이후, 2000년에는 대구지하철화재참사, 세월호침몰참사, 이태원압사참사, 아리셀화재참사 등으로 이어지며 재난참사의 역사를 단절시키지 못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의 동일본대지진참사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었고, 글로벌화된 성장과 발달의 그림자로서의 기후위기와 과학기술에 대한 신화로 상징되는 원자력발전소 폭발이 교차하면서 재난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거대한 재난이었다. 이 참사에 대해 일본 영화감독 키타노 다케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번 지진은 2만 명이 죽은 1건의 사고가 아니라, 1명이 죽은 사고가 2만 건 있었다는 점입니다. 2만 여명의 죽음에 대해 하나하나 애끓는 이들이 있어, 그들은 지금도 이 슬픔을 견디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작품 <폐허의 잔해로 직조한 시>는 거시적 맥락에서 재난의 역사를 단순히 숫자로 재난의 크기를 환산하는 것을 거부하면며 거시적 재난서사와 미시적 재난서사를 교차하며 기록되고 기억되지 못한 재난서사를 입체적으로 보려한다. 특히 <폐허의 잔해로 직조한 시>는 재난의 폐허 속에서 절망의 묵시록을 쓰기보다는 폐허 속에서도 자신과 타인의 삶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증언으로서의 대항서사를 주목하려한다. ‘기억하다’라는 말은 수행동사라는 점을 사유하며 수행성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는 저항하는 기억을 직조해보려한다.


폐허의 잔해로 직조한 시 Soundtrack


Track 01.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01:24
Track 02.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01:08
Track 03.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02:25
Track 04.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01:52
Track 05.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02:41
Track 06.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02:36
Track 07.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01:57
Track 08.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01:34
Track 09. 목소리 유해정,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센터장
Recording : 2025년 03월 08일 오후 2시
Track 10. 목소리 이숙희, 청계피복노조 활동가, (전) 노원노동복지센터장
Recording : 2025년 03월 22일 오후 2시
Track 11. 목소리 박정화, 세월호참사 희생자 조은정 님의 어머니
Recording : 2025년 04월 12일 오후 2시
Track 12. 목소리 채경선, 가습기살균참사 피해자, 8.31사회적가치연대대표
Recording : 2025.05.10. 오후 2시
Track 13. 목소리 이순희, 아리셀화재참사 희생자 엄정정 님의 어머니
Recording : 2025.06.14. 오후 2시


<폐허의 잔해로 직조한 시>를 함께 만든 사람들

작가:권은비 구술직조퍼포먼스
목소리:유해정, 이숙희, 박정화, 채경선, 이순희
전시기획:유예동, 우지현
설계 및 제작:장호
제작:김호준
사운드설치:올미디어
작품운송:아트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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